권서(勸書)에 대하여

    권서(勸書)의 역사는 1882년 만주에서 김청송(金淸松)에 의하여 최초로 시작되었고 국내에서는 서상륜 백홍준 등이 그 뒤를 이어 받았다. 당시 로스와 메킨타이어 두 선교사의 주도로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을 번역 출간한 후 성서 번역에 다년간 봉사한 조선인 청년들을 통해 성서 보급의 일을 맡기기로 하고 그 동안 익혀온 복음의 중심 사상과 신앙생활의 원리와 전도법을 교육시켰다. 이것은 원시적인 신학교육의 일면으로서 그들로 하여금 만나는 사람마다 기독교의 정체성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기초적인 기독교의 상식이 없다면 성경책을 팔 수가 없었던 것이다.

    1885년 언더우드가 한국에 들어올 무렵 세례 받기에 족한 조선인은 무려 300명에 이르고 있었다는데 이것은 서상륜 등이 권서의 직책을 수행하면서 얻은 전도의 열매였다.

    문헌상으로 선교부가 권서를 뽑아 매서(賣書) 활동을 하게 한 것은 1887년 4월의 일로서 서경조(徐景祚)를 황해도 송천지방에, 최명오(崔明梧)를 평양지방에, 정공빈(鄭公斌)을 의주지방에 각각 파송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 이듬해 1월 이들 권서인들이 또한 전도사의 사명을 겸해서 파송되었음을 이찬영 목사는 그의 저서 <한국기독교사연대표> p.218～220에서 밝혀주고 있다.

    초기 한국교회에 있어서 전도하는 일꾼의 일종으로 <권서> 또는 <권서인>이 있었다. <권서>는 전도지나 쪽복음을 팔거나 배부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책을 팔았다고 해서 매서인(賣書人)이라고도 불렀으나 이는 책장수의 뜻이 아니라 전도인을 의미하는 직임(職任)이었다. 책을 판 이유는 돈을 받지 아니하고 거저 주면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음을 선교사들이 간파했기 때문에 복음의 중요한 가치성을 인식케 하기 위하여 일부러 팔았다고 한다. 해방후까지 권제도가 남아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기독교대백과사전 2권, p.481 <권서> 참조

    권서란 원래 남성들을 두고 한 말이었으나 후에 여성들도 이에 가담하게 되자 구분하여 여성에게는 “부인 권서”(Bible Woman)로 불리게 되었다. 영어로 <칼-포터>(Calporteur)라는 단어로 표기된 이 말은 성서(종교서적) 보급원을 뜻했다. 이들은 선교부의 지시에 따라 성서를 돈을 받고 파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으나 서적보급의 목적이 장사하는데 있지 않고 복음을 전한다는 것에 주된 목적이 있었다.

    1896년에 제정된 장로교 헌법 부칙에 의하면 성경(전도)부인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기독교를 신봉하는 부인으로서 기독교 문서와 성서적 교훈을 전달하기 위해서 고용된 사람이다.”

    권서의 활동이 신학교가 정식으로 열려 목회자를 배출한 후에도 일제말기까지 계속된 것은 그만큼 전도인의 손이 부족했다는 증거이다. 이들이 한국교회에 끼친 공로는 신학을 졸업한 목회자 못지 않게 지대함을 인정치 않을 수 없다.